2010.04.11 18:19
어린 시절 그림이 그려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책은 앨리스라는 꼬마가 우연히 찾아낸 이상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모험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2010년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의 '앨리스'는 더 이상 꼬마가 아니고, 이상한 나라는 내가 알던 그 이상한 나라가 아닌 기분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9세의 앨리스.
일반적인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신념을 가진 아이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매일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일 여섯 가지를 생각하고,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그의 아버지 처럼 '앨리스'는 일반의 신념과는 다른 신념을 가진 '인간'으로 자라납니다. 

악몽을 꾸고 일어났다 잠자리에 들면서 앨리스와 아버지가 나눈 대화는 후에 모자장수에게 앨리스가 해주는 말로 되풀이 됩니다.
앨리스 : 나 미친 것 같아
아버지 : 그래 너 미쳤어. 그런데, 비밀인데 말이지.
            세상에서 뛰어난 사람들은 누구나 미쳤단다. 
정확한 대사가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니지만, 대화의 뉘앙스는 이러했던 것 같습니다. '위대한 사람들은 누구나 미친 사람이다.' 글자 그대로. 그들이 정말로 미쳤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알 겁니다. 앨리스가, 모자장수가 그러했던 것 처럼 신념을 가진 사람, 무언가에 미친 사람이라면 '위대하다'고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쩌면 미친 사람들을 위한 동화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이 미친 것이 아닐까 하루에도 몇번씩 상상에 빠져드는 사람들에게 바로 '당신', '미쳤다고 생각하는' 바로 당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모자장수 조니 뎁, 분량이 적더라도 실망하지 마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주인공은 앨리스(미아 바쉬이코브스카)지만, 포스터에는 모자장수(조니 뎁)만 덩그러니 나와 있다. 당연히 조니 뎁의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의 연기는 훌륭했고 포스터를 장식할만 했다. 기억에 남는 캐릭터로는 사라지는 고양이 '체스', 악역으로 등장하지만 악역의 포스보다는 좀 우스꽝스러운 여왕역의 붉은여왕 '이라스베스', 과장된 몸짓의 우아한 여왕을 표현한 하얀여왕 '미라나' 등이 있다. '체스'는 종종 중요한 장면에 등장하며 신비함을 보여주고, 붉은여왕 '이라스베스'는 커다란 머리로 세상을 지배한다. 하얀여왕 '미라나'는 살생을 싫어하고 항상 우아한 모습을 보이고, 모자장수는 너무나 평범해보이지만 순간순간 미쳐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비록 전체관람가의 영화이지만 몇몇 장면은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잔인한 장면들도 포함되어 있다. 감독은 어쩌면 이 이야기를 어른들에게 상기시켜주고 싶었던 것 같다. 마치, 피터팬이 그러했던 것 처럼. 앨리스도 어린 아이의 모습이 아닌, 성인의 모습으로 그리면서 어른들이 잊어버린 기억 속의 세상들을 찾아주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미 극장가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상영하고 있는 곳이 많지는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볼만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오늘 영화를 본 용인 동백에 있는 '롯데시네마 동백쥬네브'이 경우도 한 상영관에서 다른 영화와 교차 상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


매일 불가능한 일 여섯가지를 꿈꾸고, 그것이 실행될 것을 기대하는 것.
어쩌면 세상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의 연속이며, 그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누가 먼저 가능한 것으로 바꾸는 것인지가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한 나라'에서 '앨리스'가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했던 일을 해내는 것 처럼 말입니다.



Posted by 푸른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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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reignman.tistory.com BlogIcon Reignman 2010.04.11 1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앨리스 보고 오셨군요. ㅎㅎ
    이미 교차상영에 들어갔을 정도로 끝물이 되었군요.
    앨리스 아주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