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6. 4. 18:26

개인적으로 '일밤'은 자주 보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물론 가끔 '동안클럽'이나 '경제야놀자'가 흐르는 경우에는 흘러가는대로 보는 경우가 있지만,
몰카인 경우는 조금 달라서 몰카라도 시작할라치면 채널을 돌려버리는 탓이다.

이번 주엔, 어쩌다보니 몰카도 보게되었다.
경쟁 프로그램인 하이파이브는 '행복한여자'라는 드라마로 인해 결방인지 뭔지 안하는 듯 했고.
SBS는 잘 안돌리다보니 웃찾사가 하는 줄도 몰랐다. (몰카가 어느 정도 지나고서야 웃찾사로 채널을 변경했지만.)

아무튼 서론은 여기까지만 하고.

김제동에 대한 몰카는 생각보다 더 짜증났다.
아니, 어쩌면 김제동 몰카는 김제동을 띄워주기 위한 몰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 신념과 확신에 찬 모습이며 소위 '김제동 어록'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의 화려하고도 논리정연한 언변!

김제동에 대한 모습은 참 멋있게 봤으나.
몰카는 억지 그 자체였다.

강의 중에 싸운다는 설정이라니.

말이 안나온다.

내가 다니던 얼마 안된 과거 시절에도 그런 경우는 없었다.

(1994년 내가 다니던 대학가는 평온 그 자체였고, 학생운동에 대한 열기는 시들었다.
물론 1학년이던 94년에는 간혹 최루탄 냄새가 학가를 누비기도 했지만.. 그뿐.
몇년이 더 흐른 뒤에는 그 흔적 조차 알 수 없었음은 그 시대를 대학가에서 보냈다면 누구나 알 것이라 생각된다.)

설사, 학생운동을 하는 학우(학생)가 있었다 하더라도 강의실은 '강의하는 시간'만큼은 교수 또는 강사의 것인데 어떤 학생이 침범한다는 말인가?
그것도 강의 전 동의는 커녕, 불쑥 머리를 들이밀고..
허허 거기다가 강의 듣던 학생과 불쑥 들어온 학생이 싸운다?

말도 안되는 설정이다.

게다가 저 정도라면(김제동이 학교에 온다고 하는데) 학교에 이미 광고는 되어 있을텐데.

이제 더 이상, 90년대식의 몰카는 웃음을 주기 어렵다.
뭐.. 그런 모습에도 웃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 그렇다 손 치더라도.
억지 웃음으로 명맥을 이어나갈 생각은 그만두었으면 한다.


최근, 이경규의 몰래카메라의 촬영 도중 몰래카메라임이 들키거나 예상했던 결과와 다른 결과로 촬영되는 경우가 많아보인다.
이는 컨셉 자체가 너무 억지스럽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실, 이번 김제동의 몰래카메라의 경우도 그렇지 않았는가?
예상치 못했던 반응으로 더 억지스러워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않았는가 말이다.

이경규의 MC로서의, 예능인으로서의 자질은 참으로 멋드러진다고 생각하지만.
몰카는 이제 좀 놔줘야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Posted by 푸른가을